10to10을 하면서: 6개월간의 개발 몰입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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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to10을 하면서: 6개월간의 개발 몰입 여정

10to10을 하면서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거의 매일 아침 10시에 시작해서 밤 10시에 끝나는 생활을 했다. 일주일 단위로 MVP를 만들고, 사용자 반응을 확인하고, 지표를 보고, 바로 다음 기능으로 넘어갔다. 결과를 충분히 정리하기도 전에 다음 사이클이 시작되는 흐름이었다. 속도와 집중은 따로 의식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그냥 기본이었다. 팀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밀도는 높았다. 문제가 생기면 다 같이 붙어서 새벽까지 해결했고, 배포가 꼬이면 예정된 퇴근은 의미가 없었다. 집에 가도 계속 머릿속은 코드랑 지표 생각이었다. 신기하게도 그게 싫지만은 않았다. 실제로 뭔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감각은 분명했다.

체력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하루에 12시간 가까이 몰입하다 보니 몸이 먼저 반응했다. 식사 시간은 제멋대로였고, 제대로 된 끼니 없이 넘기는 날도 많았다.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니까 피로가 그냥 쌓이는 게 아니라 누적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중간부터는 억지로라도 생활 패턴을 다시 잡으려고 했다. 아침 8시에 운동하고 한 시간쯤 몸을 깨운 다음 씻고 출근했다. 이 루틴을 지키면 하루가 좀 덜 무너졌다. 머리도 덜 흐릿해졌고 긴 시간 앉아 있기에도 버틸 만해졌다. 저녁은 도시락을 싸 다니기 시작했다. 그냥 최소한은 챙기자는 생각이었다. 이때 느낀 건 단순했다. 체력 관리 안 하면 집중력도 오래 못 간다. 의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속도만으로는 안 된다는 걸 알게 됐다.

6개월쯤 지나니까 몸이 확실하게 신호를 줬다. "이 방식으로는 오래 못 간다"라는 신호. 그래서 방식을 조금 바꿨다. 매일 전력으로 달리는 대신, 깊게 몰입하는 날과 비교적 숨 고르는 날을 나눴다. 완전히 들어가는 날은 정말 끝까지 들어가고, 쉬는 날은 확실하게 쉬었다. 이게 의외로 더 오래 갔다. 하루하루를 무조건 최대치로 쓰는 것보다, 유지 가능한 강도로 가는 게 결과적으로 효율이 더 잘 나왔다.

배운 것들

10to10에서 얻은 건 "열심히 했다" 같은 말로 정리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조금 더 현실적인 쪽이었다. 어떻게 몰입할지뿐만 아니라, 어떻게 회복할지도 같이 생각하지 않으면 결국 오래 못 간다는 걸 알았다. 운동으로 체력 유지하는 것, 충분히 쉬는 시간 확보하는 것, 잠깐이라도 일에서 머리를 떼는 루틴을 갖는 것. 이런 것들이 오히려 다시 일할 때 집중력을 지켜준다는 걸 체감했다. 지금은 이렇게 생각한다. 오래 버티면서 꾸준히 이어가는 게 결국 잘하는 거다. 결국 중요한 건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나"였다. 그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계속 붙들 수 있는 힘이라는 걸 알게 됐다.

지금

결국 이 6개월은 내가 한 가지 목표에 가장 세게 몰입했던 시간이었다. 처음에는 그냥 "지금 할 수 있는 만큼 다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지나고 나니까 한 가지가 남았다. 앞으로 똑같이 무작정 달리고 싶지는 않다. 대신 오래 갈 수 있는 방식으로 몰입하고 싶다. 버텨야 할 때는 버티고, 쉬어야 할 때는 확실히 쉬고, 다시 들어갈 땐 망설임 없이 다시 들어가는 식으로. 이 경험 덕분에 다음에 어디에 힘을 쓸지에 대해서도 더 분명해졌다. 오래 끌고 갈 수 있는 일, 꾸준히 개선하면서 쌓을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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